지난주 화요일날 노고단의 설경이 너무 이뻤고,
노고단의 바람에 정신 못 차리고 반야봉은 가보지도 못하고 도망치듯 내려온게 아쉬워서 오늘 다시 노고단을 갔습니다.
노고단~반야봉 등산코스 관련 포스팅을 몇개 더 찾아서 자세히 읽어봤더니,
반야봉을 가려면 노고단 정상까지 가기 전, 노고단 고개에서 천왕봉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었다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사실 지난번 산행때도 바람이 정말 강했던 곳은 노고단 고개에서 노고단 정상까지 가는 구간이 바람이 쎘기 때문에,
노고단 정상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빠져서 반야봉을 가는 건 바람과 크게 상관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바람이 꽤 쎘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지난번 왔을때 바람때문에 정신없이 도망치느라 못 본건지 노고단 고개에 있는 반야봉 가는 길 입구에 처음보는 안내문이 걸려 있더군요.
2월 15일부터 4월 30일까지 반야봉, 삼도봉으로 가는 모든 진입로가 출입금지 입니다. ㅜㅜ
산불방지와 휴식기 제공이 사유라는데......
지난주에 왔을때도 2월 15일이었으니 어차피 반야봉은 못가는 거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 반야봉은 5월이나 되어야 갈 수 있겠네요.
정말 아쉽습니다.
오늘은 새벽 4시 반쯤 거제에서 출발해서 성삼재 주차장에서 정확히 7시에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겨울 설산등산은 늘 랜턴을 켜고 시작했는데, 요즘은 7시 되니 랜턴없어도 환하더군요.
최근 날씨가 좀 따뜻했다가 오늘부터 추워져서 그런지, 지난번보다 상고대가 좀 빈약해 보였습니다.
어차피 노고단까지의 사진은 지난번에 많이 올렸기 때문에 안 찍을려고 했는데, 그래도 오늘 찍은 사진은 다 올려보겠습니다.
초입입니다. 상고대 없습니다.
오늘 날씨가 그럭저럭 맑았는데, 지난번처럼 좀 서둘렀다면 노고단에서 일출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번에 바람에 너무 혼이 나서 노고단 갈 계획은 전혀 없었던지라 느즈막히 출발했는데, 아쉽더군요.
조금 올라가니 슬슬 겨울처럼 보입니다.
상고대가 있긴 했는데, 지난번보다는 많이 빈약하네요.
노고단 고개에서 내려다 본 풍경인데, 황사인지.....시야가 별로 안 좋네요.
이번에도 운해는 글렀습니다. ㅜㅜ
지난번에 이 안내문을 봤다면, 오늘 노고단을 안 가고 천왕봉쪽으로 갔을텐데.....
통제지도로 보면 반야봉과 삼도봉은 4월말까지 모든 진입로가 출입금지입니다.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서 반야봉 가는 다른길이 있는지 문의했는데, 없다네요.
사실은......
출입금지 안내문을 보고 반야봉쪽으로 몰래 진입을 하긴 했었습니다.
두번이나 반야봉을 노렸다가 두번 다 실패하게 된 게 너무나 아쉽고, 또 오늘이 아니면 5월에나 가볼 수 있다는 생각에 눈이 돌아갔나 봅니다.
노고단 부근은 바람이 쎄서, 눈이 사막처럼 바람에 의해 쌓입니다.
어떤 곳은 꼭 빗자루로 쓸어놓은 것처럼 눈이 아예 없는 곳도 있고, 어떤 곳은 그동안 왔던 적설량으로 봤을때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40~50cm 높이로 쌓여있는 곳도 있습니다.
노고단 고개에서 반야봉으로 가는 진입로가 눈이 특히 많이 쌓여있던데, 거의 무릎까지 푹푹 빠지더군요.
이런 두꺼운 눈밭에서의 등산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한 30미터 어렵게 진입을 해보니, 이런 상태로 4키로미터 이상을 간다는 건 무리라는게 딱 느껴지더군요.
등산화와 바지가 이미 눈에 코팅이 되기 시작했고,
젖는것도 문제지만, 두껍게 쌓인 눈때문에 등산로와 경사면의 구분이 안 되었습니다.
한 30미터쯤 가다가 재빨리 포기하고 돌아왔습니다.
아래 사진이 제 발자국입니다.
앞으로 탐방지원센터의 방침에 적극 따르고, 다시는 금지된 탐방로에 진입하지 않겠습니다. ㅜㅜ
햐.....2주 연속 반야봉 등산에 실패하고.......좀 난감했습니다.
노고단을 또 올라가야 하나......
가방에서 주섬주섬 벙거지와 기모워머를 챙기고 중무장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더 갈 곳이 노고단 정상밖에 없더군요.
지난주에는 완전곰탕이었는데, 그래도 오늘은 아래쪽으로 시야가 좀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황사인지.....경치가 썩 좋지는 않네요.
아래사진의 중앙 약간 좌측의 둥글둥글한 봉우리 중 우측 봉우리가 반야봉입니다.
저도 처음 알았는데, 아래아래 사진에 설명사진이 있더군요. 삼도봉도 어딘지 알았습니다.
맘 같아서는 몇걸음이면 닿을 것 같이 보이는데, 약 4km 좀 넘게 가야하는 모양입니다.
아쉽습니다. 반야봉의 겨울 산행은 1년뒤로 미루어야 할 것 같고, 봄 산행이나 해야 되겠네요.
노고단 정상부는 여전히 바람이 쎄긴 했지만,
오늘 지난번 경험덕에 한층 중무장을 했고, 또 바람도 지난번에 비하면 2/3정도 세기였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정상에서 이곳저곳 사진도 찍고, 한바퀴 둘러보고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햇빛에 비친 상고대가 멋있어서 한 컷 찍어봤는데, 사진은 그냥 그렇네요.
아래사진에 어렴풋이 보이는게 섬진강이랍니다.
부연 하늘이 좀 아쉽네요.
노고단 코스는 눈썰매 있으면 가져가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눈썰매 아니더라도 숏스키나 일반스키도 가능한 구간이 꽤 됩니다.
비료푸대라도 하나 있으면 딱 좋을만한 경사와 눈이 쌓여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두 줄 흔적도 눈썰매자국 같은데......아닐 수도 있구요.
내려오는 길엔.....이때가 9시즈음 인데, 상고대가 다 녹았더군요.
성삼재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내려오는 길에 시암재 휴게소에 잠깐 들러봤습니다.
뷰 포인트라고 해서 들러봤는데, 아무래도 시야가 좋지 못합니다.
노고단 코스는 경치도 좋고, 등산하기에도 좋긴 한데, 노고단 정상까지만 다녀오면 운동량이 너무 적습니다.
반야봉까지 왕복하면 왕복 6시간 정도로 딱 좋을텐데......
삼도봉도 이번에 꼭 보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반야봉과 삼도봉은 5월이후에나 다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풍이 다가오는 거제 계룡산 (0) | 2022.09.05 |
---|---|
등산 1년.... 내 몸의 변화들. (1) | 2022.07.13 |
2월 15일 지리산 노고단 (0) | 2022.02.15 |
1월 18일 소백산 비로봉 (0) | 2022.01.18 |
2022년 1월 14일 지리산 천왕봉 (0) | 2022.01.15 |